월드콤 (WorldCom), IT 버블 시절 사상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 스캔들

220조 원짜리 통신 제국이 감춘 14조 원의 거짓말

2000년대 초, IT 버블의 거대한 환호 속에서 미국 통신 업계 2위를 다투며 전 세계 통신망을 지배했던 월드콤(WorldCom). 창업자 버나드 에버스의 주도로 거침없는 M&A를 이어가며, 미시시피주의 작은 장거리 전화 회사에서 자산 1,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통신 공룡으로 우뚝 섰습니다.

그런데 그 화려한 성장 뒤에는 110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하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회계 사기극이 숨어 있었어요. 글로벌 통신 시장을 호령하던 월드콤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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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CEO가 만든 1,000억 달러 제국

1983년 설립된 월드콤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순식간에 통신업계의 거인으로 올라섰습니다.

1998년에는 당시 통신업계 사상 최대 규모였던 MCI를 370억 달러에 인수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백본망을 보유한 통신 공룡이 됐어요. IT 버블과 정보통신 혁명의 바람을 타고 주가가 폭등하면서 시가총액은 1,800억 달러(약 220조 원)에 육박했습니다. '카우보이 CEO'로 불리던 버나드 에버스는 월드콤을 미시시피의 신화로 끌어올리며 월가와 투자자들의 찬사를 받았어요.


비용을 자산으로 둔갑시키다

2000년대 들어 IT 버블이 꺼지고 과도한 통신망 설비 투자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월드콤은 회계 장부를 조작하는 치명적인 범죄를 저지릅니다.

통신망 사용료처럼 원래는 당장의 '운영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 38억 달러 이상의 금액을, '자본적 지출'로 둔갑시켰어요. 비용을 자산으로 재분류하는 방식으로 단기 손익계산서상의 이익을 허위로 부풀린 거예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이렇게 부풀려진 분식회계 규모는 총 110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했습니다. 엔론 사태를 감사했던 것과 같은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이 이번에도 이 거대한 회계 부정을 잡아내지 못하면서 신뢰도를 완전히 잃었어요.


밤새 장부를 뒤진 내부 감사관

거대한 사기극은 내부 고발자의 용기 있는 폭로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2002년 5월, 월드콤의 내부 감사관 신시아 쿠퍼와 그녀의 팀은 경영진 몰래 밤샘 조사를 벌인 끝에 거대한 회계 장부 조작을 밝혀냈어요. 회계 부정의 실체가 드러나자 월드콤의 주가는 폭락했고, 2002년 7월 당시 자산 1,070억 달러 규모로 미국 역사상 최대 파산 보호(Chapter 11)를 신청했습니다. 창업자 버나드 에버스는 2005년 사기 및 분식회계 혐의로 징역 25년형의 중형을 선고받았어요.


월드콤이 남긴 것

월드콤의 몰락은 미국 자본주의 역사와 회계 투명성에 일대 혁신을 불러왔습니다.

CEO 개인이 주식 담보 대출을 위해 주가를 유지하려던 개인적 탐욕이, 결국 회사 전체를 범죄 조직처럼 만들어버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엔론과 월드콤 사태를 계기로 미국 재무 보고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진의 회계 책임과 내부 통제를 의무화하는 사반스-옥슬리 법(SOX)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내부 감사 시스템의 독립성과 고발자 보호 제도가 기업의 자정 작용에 얼마나 중요한지도, 신시아 쿠퍼의 밤샘 조사가 증명해준 셈입니다.


3줄 요약

  1. 월드콤은 공격적인 M&A로 시가총액 220조 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통신 공룡으로 성장했습니다.
  2. IT 버블 붕괴 후 실적이 악화되자 110억 달러에 달하는 운영 비용을 자산으로 위장하는 역사상 최대 분식회계를 저질렀습니다.
  3. 내부 감사관의 폭로로 사기극이 드러나 2002년 파산 선고를 받았으며, 이는 미국 재무 투명성 법안(SOX법)의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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